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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ork Diary/나의 유토피아 Artbook

아트북 주제는 어떻게 정할까?

  아트북의 주제는 어떻게 정할까? 

  사진이든 순수미술, 혹은 일러스트이든- 아트북을 창작하고자 할 때 무엇을 주제로 엮어볼까? 하면서 고민하는 시간이 생길 것이다. 필자는 대학원 수업에서 처음으로 아트북을 기획하고 창작하는 경험을 했는데 때문에 주제를 정한다는 것이 어렵고 모호하게 느껴졌다. 

  처음 아트북의 주제를 생각해오라는 과제를 받았을 때, 일주일간 생각해냈던 주제는 단 2개였다. 

<시장> 그리고 <과학자>.

먼저 시장이라는 주제를 생각했던 계기는 이렇다. 직장으로 출근하던 길에 대형마트를 지나가다가 그 안의 풍경들을 생각하게 되었고 마침 가까운 곳에 동네시장이 있었기 때문에 '시장이 더 볼 것은 많을거같은데' 라고 느꼈던 것이다. 마침 여유있게 집을 나선터라 곧장 시장을 구경해보기로 하고 시장으로 향했다. 한바퀴 쭉 둘러본 후 이 공간을 나만의 세계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일단 시장의 야채가게, 생선가게, 정육점 등 다양한 상점들과 활기찬 특유의 분위기와 북적이는 사람들이 충분한 소스가 될 것이라고 느꼈다.


출처 : https://www.pinterest.co.kr/pin/785385622489604310/


  두번째 과학자라는 주제는 콜드플레이의 노래'The scientist'의 영향을 받아 생각해냈다. 대학원 수업을 들으러 가는 중 버스안에서 주제가 될만한 노래가 없을까하여 내 재생목록들을 쭉 훓어보았고 그 중 눈에 띄었던 것이 이 노래였던 것이다. 나는 이전에 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라는 영화의 엔딩곡으로 이 노래를 처음 접한 이후 이 노래를 재생목록에서 뺀 적이 없었다. 사랑노래의 제목이 '과학자'라는 것 또한 호기심이 동할 만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가상의 과학자와 그의 공간, 그의 관계들을 주제로 이미지들을 창작해보자 싶었던 것이다. 


  두가지 주제들 중에 사실 더 마음에 끌렸던 것은 과학자였다. 노래를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영감을 받을 수 있고 과학자라는 인물 속에서 '가지'를 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두개의 주제 중 작업에 착수하게 된 주제는 의외로 <시장>이었다. 이것을 주제로 한 이유는 간단했다. 앞으로 작업할 주제를 설명하는 짧은 발표를 하는 시간에 '작업방향'이 더 확실하게 드러났기때문이다. 교수님은 '너는 이미 어떻게 작업하게 될지 생각하고 있는 것같아." 라고 말하셨고 그 말에 '이 주제를 하는 것이 맞겠구나.' 싶었다. 어찌보면 이전에 교수님이 주제에 대한 짧은 설명을 하실 때 보여주셨던 예시 자체가 웨스 앤더슨의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 이었고 나 또한 실내디자인을 공부했었으니 장소성을 가지고 작업하는게 더 '쉬울'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던 면도 없지않아 있었다. 


출처 : 네이버영화


  그렇다면 어떻게 정육점선생이 나온 것일까? 

  시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작업을 착수하기로 하고 다시 한번 시장을 찾았다. 시장을 다시 천천히 살피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 고민하던 중 '정육점'에 대롱대롱 달려있는 고기가 눈에 들어왔다. 고기의 붉은 색감과 정육점주인의 옷차림, 가게 앞에 투명한 냉장고 속 진열된 고기들이 첫 작업 이미지들을 만들어낼만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아트북을 통해 나만의 '어떤'세계를 만들지, 정육점을 통해 차츰 더 가닥을 잡아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작업에 착수한 수업 첫주, 총 8개의 작업물을 선보였다. 작업하는 일주일의 시간도, 수업에서 받는 피드백도 나를 설레게 했고 그렇게 '정육점'이라는 주제에 집중하기로 확정했다.  



  아트북의 주제를 선정할 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작업방향을 가지고 작업할지, 그리고 그 주제가 자신에게 장기간의 작업을 할만큼 강렬한 '자극'을 주는 지를 잘 고심해봐야한다는 것이다. 물론 필자도 처음 주제를 정할 땐 막연하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주제를 확정하기 까지의 그 과정에 있어서 스스로에 대한 통찰이 필요했다. 많은 이미지들을 보다가도 '내가 공부했던 것', '내가 좋아하는 이미지들', '내가 끌리는 것들',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들' 등등을 연상하고 고심하다보면 자신의 주변에서 아트북의 주제는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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